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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담

금나와라 뚝딱! 즐겁게 박 바가지 만든 날 본문

여유공간

금나와라 뚝딱! 즐겁게 박 바가지 만든 날

복담이 2020. 12. 7. 00:15

 

마을 이장님 댁

두엄더미에 돌박이 났어요

서리를 맞고 못난 박이지만요

가져가도 된다고 하시어

박을 삶고 만들며 즐겨보았습니다

 

♠돌박---

             사람이 씨앗을 심지도 않았는데

             밭에서 자연적으로 나와

             박이 달린 것을 돌박이라 하셨습니다.

 

 

살다가 이렇게 못나게 생긴 박은 처음 봅니다

 

박을 만들어 세상에서 가장 못난 박들을 전시 해 볼려구요^^

 

쓱싹쓱싹 톱으로 켜냈어도

금은 보이지 않았어요 ㅎ~ㅎ 

 

불을 때고 가마솥에 삶아봅니다

박이 이쁘게 마음대로 되지않아요

 

 

 

시어머님께서 살아 계실 때

조롱박이 어찌나  잘 익고 이쁘게 달렸었는지요..

지금도 귀여운  조롱박이 남아있지요

그때를 생각하며 만들어 보는데

돌박이라 모양새가 이쁘지 않지만요

요즘 귀한 박이 주렁주렁 서리를 맞아서 아까웠구요

일년 내내 크느라고 고생을 했을 것 같아

가져왔지만요.. 생각보다 일이 번거로웠습니다

그래도 박을 오랫만에 실컷 만져보고

자르고, 삶고, 껍질을 벗기고, 박속을 파내야 하고

덜 삶은 박속은  잘 파내지지 않아 더욱 힘이 들었어요

푹~ 삶아야 되겠더군요(참고)

 

 

동요를 부르면 흥을 돋웁니다

 

*1.

옛날 옛날 한옛날에 흥부 놀부 살았데

 맘씨 좋은 흥부는 제비다리 고쳐주고

박씨 하나 얻어서 울 밑에 심었더니

주렁주렁 열렸대 福 박아지 열렸대

톱질하세 톱질하세~슬근슬근 톱질하세

하나 켜면 금 나오고,둘을 켜면 은 나오고.

2.
옛날 옛날 한옛날에 흥부 놀부 살았다네
심술 궂은 놀부는 제비 다리 다쳐놓고
박씨 하나 얻어서 울 밑에 심었더니
주렁주렁 열렸데 헛 바가지 열렸대
톱질하세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셋을 켜도 금은 없고 넷을 켜도 은은 없고

 

동요를 불러가며 기쁘게 박을 만들어 갑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방망이로 두둘기면 무엇이 될까

금나와라 뚝딱 은나와라 뚝딱!

 

그런데 이노래 가사가 맞는건지

기억 나는대로 읊조리며

입에서 줄줄 나왔어요^^

 

 

박을 톱으로 쓱삭 쓱삭타고, 삶고,

박을 긁어내고, 박속을 파내는 과정을 거쳐서 

박을 만드는 과정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다면 시작을 하지 않았을텐데요...

흥부처럼 착하게 살지 못해서 금도,은도 나오지 않았구요^^

박속 파내느라고 즐겁게 고생을 해본 날이었어요

 

그래도 요즘 보기 드물고

귀해진 박을 만들어 보는 체험

해보고 싶어 한일이라 행복했습니다

 

못난 돌박들

그저 바라보시면서 이런일도 있었구나

생각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년에는 박을 심어서 이쁘게 가꾸어

올해 연습한 것을 경험삼아 잘 만들어 볼겁니다

혼자서 처음 해본 일이라 힘이야 들었지만요..

오랫만에 박 바가지 만들어 가면서

금나와라 뚝딱! ㅎ~ㅎ

복담의 소소한 하루 일상을 즐겁게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