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담
금나와라 뚝딱! 즐겁게 박 바가지 만든 날 본문
마을 이장님 댁
두엄더미에 돌박이 났어요
서리를 맞고 못난 박이지만요
가져가도 된다고 하시어
박을 삶고 만들며 즐겨보았습니다
♠돌박---
사람이 씨앗을 심지도 않았는데
밭에서 자연적으로 나와
박이 달린 것을 돌박이라 하셨습니다.
살다가 이렇게 못나게 생긴 박은 처음 봅니다
박을 만들어 세상에서 가장 못난 박들을 전시 해 볼려구요^^
쓱싹쓱싹 톱으로 켜냈어도
금은 보이지 않았어요 ㅎ~ㅎ
불을 때고 가마솥에 삶아봅니다
박이 이쁘게 마음대로 되지않아요
시어머님께서 살아 계실 때
조롱박이 어찌나 잘 익고 이쁘게 달렸었는지요..
지금도 귀여운 조롱박이 남아있지요
그때를 생각하며 만들어 보는데
돌박이라 모양새가 이쁘지 않지만요
요즘 귀한 박이 주렁주렁 서리를 맞아서 아까웠구요
일년 내내 크느라고 고생을 했을 것 같아
가져왔지만요.. 생각보다 일이 번거로웠습니다
그래도 박을 오랫만에 실컷 만져보고
자르고, 삶고, 껍질을 벗기고, 박속을 파내야 하고
덜 삶은 박속은 잘 파내지지 않아 더욱 힘이 들었어요
푹~ 삶아야 되겠더군요(참고)
동요를 부르면 흥을 돋웁니다
*1.
옛날 옛날 한옛날에 흥부 놀부 살았데
맘씨 좋은 흥부는 제비다리 고쳐주고
박씨 하나 얻어서 울 밑에 심었더니
주렁주렁 열렸대 福 박아지 열렸대
톱질하세 톱질하세~슬근슬근 톱질하세
하나 켜면 금 나오고,둘을 켜면 은 나오고.
2.
옛날 옛날 한옛날에 흥부 놀부 살았다네
심술 궂은 놀부는 제비 다리 다쳐놓고
박씨 하나 얻어서 울 밑에 심었더니
주렁주렁 열렸데 헛 바가지 열렸대
톱질하세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셋을 켜도 금은 없고 넷을 켜도 은은 없고
동요를 불러가며 기쁘게 박을 만들어 갑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방망이로 두둘기면 무엇이 될까
금나와라 뚝딱 은나와라 뚝딱!
그런데 이노래 가사가 맞는건지
기억 나는대로 읊조리며
입에서 줄줄 나왔어요^^
박을 톱으로 쓱삭 쓱삭타고, 삶고,
박을 긁어내고, 박속을 파내는 과정을 거쳐서
박을 만드는 과정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다면 시작을 하지 않았을텐데요...
흥부처럼 착하게 살지 못해서 금도,은도 나오지 않았구요^^
박속 파내느라고 즐겁게 고생을 해본 날이었어요
그래도 요즘 보기 드물고
귀해진 박을 만들어 보는 체험
해보고 싶어 한일이라 행복했습니다
못난 돌박들
그저 바라보시면서 이런일도 있었구나
생각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년에는 박을 심어서 이쁘게 가꾸어
올해 연습한 것을 경험삼아 잘 만들어 볼겁니다
혼자서 처음 해본 일이라 힘이야 들었지만요..
오랫만에 박 바가지 만들어 가면서
금나와라 뚝딱! ㅎ~ㅎ
복담의 소소한 하루 일상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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