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밥 먹을 때 꼭 곁들이는 대보름 묵은 나물 요리
예로부터 정월 대보름엔 가을부터 말려두었던 묵은 나물을 꺼내 먹던 습관이 전해오고 있다. 겨우내 부족한 영양소를 묵은 나물로 보충해오던 풍습이지만 지금은 햇나물도 많이 나와 이 풍습을 따르는 경우도 줄고 있다. 그러나 묵은 나물은 햇나물과는 다른 깊은 맛이 느껴진다.
대보름에 먹는 나물은 주로 가을에 갈무리를 해둔 나물로 예전 야채가 귀한 정월에 훌륭한 비타민 공급원이었다. 묵은 나물은 진채라고도 하는데, 가을이 되면 호박고지, 박고지, 말린 가지, 버섯, 고사리, 고비, 도라지, 시래기, 고구마순 등 적어도 9가지 이상의 나물을 손질해서 겨울 동안 잘 말렸다가 대보름날 삶아서 기름에 볶아 먹는다. 하지만 묵은 나물로 반찬을 해 먹는 풍습은 겨울 동안 없어진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며, 이 진채식을 먹으면 그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전해 내려온다.
비타민, 무기질, 미네랄 성분을 풍부하게 갖고 있는 나물은 햇볕에 말리면 비타민D의 생성을 더욱 도와줘 항암 효과까지 발휘하는 영양소를 갖고 있으며, 겨우내 부족한 비타민을 충분하게 보급시켜 여름철 급격하게 떨어지는 활력을 막는 역할을 한다. 또한 겨울철에 부족한 비타민과 식이섬유를 보충하는 공급원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 묵은 나물, 맛내기 양념장 4 ]
1. 국간장 양념장 국간장 1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 1큰술, 소금 약간을 준비한다. 볼에 준비한 양념을 모두 넣어 고루 섞는다. 고사리, 취나물, 토란대, 고구마순 등의 나물에 적당.
2. 된장깨 양념장 된장 1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꿀 1/2작은술, 깨소금 1큰술, 소금 약간을 준비한다. 우선 된장에 꿀을 넣어 잘 섞은 뒤 나머지 재료를 넣는다. 호박오가리, 가지오가리, 시래기 등의 나물에 알맞다.
3. 들깨소스 양념장 들기름 1큰술, 들깨가루 2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맛술 1큰술, 소금 약간을 준비한다. 들기름에 파와 마늘, 맛술을 넣어 잘 섞은 뒤 들깨가루를 넣어 마무리한다. 시래기, 고구마순, 생취 등의 나물에 잘 어울린다.
4. 고춧가루 양념장 간장 1큰술 반, 고운 고춧가루 1/2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물엿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을 준비한다. 간장에 고운 고춧가루를 섞은 뒤 나머지 양념을 넣는다. 무말랭이, 호박오가리, 가지오가리, 고구마순 등의 나물에 넣는다.
[묵은 나물, 올바른 손질 요령]
호박오가리 호박오가리는 애호박을 꼬들거리게 말린 것을 말하며, 늦여름과 초가을에 말린 것이 맛있다. 씨가 많은 것은 맛이 없으므로 씨가 없는 것을 고른다.
손질은 이렇게! 호박오가리에 찬물을 부어 20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부드럽게 불려지면 바로 헹궈 물기를 꼭 짠다. 너무 오래 담가두면 호박오가리가 다 풀려서 흐물거려 맛이 없으므로 주의한다.
무말랭이 9월 말이나 10월 초에 나오는 무가 가장 맛있고 이 시기에 말리는 것이 가장 맛도 좋다. 시판하는 무말랭이 중에 잡티가 없고 색깔도 흰 것은 수입산일 확률이 높다.
손질은 이렇게! 무말랭이는 적당히 불리는 게 키포인트, 너무 오래 불리면 푸석해지고 양념에 무쳤을 때 윤기도 없다. 무말랭이를 찬물에 담가 20분 정도 불렸다가 바로 건져서 여러 번 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다.
고사리 봄나물이 한창 많이 나오는 4~5월에 말려야 더욱 많은 양을 싼 가격에 말릴 수 있지만 9~10월에 말려도 괜찮다. 연한 부분만 잘 손질해서 다듬어 사용한다.
손질은 이렇게! 고사리는 되도록 조리하기 전날 밤에 쌀뜨물에 한소끔 삶아 그 물 그대로 두어 부드럽게 불려야 비린 맛도 없어지고 볶았을 때 맛이 좋다.
시래기 무청을 잘 다듬어 늦가을 볕에 말린 것이 시래기이다. 김치를 담그고 남은 것을 사용하면 우거지나물인데, 배추 겉부분이나 무청 말린 것을 모두 시래기라 칭한다.
손질은 이렇게! 시래기는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오래 삶은 뒤 줄기를 손으로 눌렀을 때 부드럽게 잘라지면 건진다. 찬물에 3시간 이상 담가두어야 묵은내가 나지 않고, 겉껍질을 벗겨 조리한다.
가지 오가리 가지는 7, 8월이 한창인데 찬바람이 불면 가지가 더욱 달고 맛이 있다. 늦가을에 끝물로 거둔 것으로 말려야 씨가 없고 단맛이 진하다.
손질은 이렇게! 말린 가지는 조리하기 30분 전에 미리 찬물에 담가 불린 다음 결대로 찢거나 알맞은 크기로 자른 후에 찬물에 여러 번 헹궈서 물기를 꼭 짠 상태로 볶거나 조려야 속까지 간이 잘 밴다.
취나물 취나물은 연한 것으로 골라 4월에 말리는 것이 좋은데, 봄에 말리지 못했다면 9~10월 햇볕이 좋은 날에 말려둔다. 말릴 때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뒤 말린다.
손질은 이렇게! 취나물은 미리 전날 찬물에 살짝 담갔다가 끓는 물에 오래 삶아 부드러워지면 그 물에 그대로 담가 다음날 아침에 다른 물로 갈아서 여러 번 헹궈야 아린 맛이 없어지고 부드러워진다.
호박오가리볶음
● 준비할 재료 호박오가리 50g, 송송 썬 실파 2큰술, 실고추·통깨 약간씩, 식용유 약간, 양념장(간장 1작은술, 다시마 우린 물 5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맛술 1큰술, 소금 약간)
● 만드는 법 1. 호박오가리는 여러 번 물에 헹군 뒤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 꼬들거리는 질감이 나도록 하여 물기를 꼭 짠다. 2. 먹기 좋은 크기로 호박오가리를 자른 뒤 준비한 양념장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다. 3. 팬에 식용유를 둘러 호박오가리를 볶은 후 모자라는 간은 소금으로 맞추고 통깨와 짧게 자른 실고추, 송송 썬 실파를 뿌린다.
응용 요리
호박오가리불고기
● 준비할 재료 호박오가리 50g, 차돌박이 300g, 실파 3뿌리, 붉은 고추 1개, 풋고추 1개, 식용유 약간, 소금 약간, 불고기 양념장(간장 3큰술, 설탕 1큰술, 사과즙 1큰술, 양파즙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청주 1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 만드는 법 1. 호박오가리는 물에 씻은 후에 20분 정도 불려 물기를 꼭 짜고 반으로 자른다. 2. 차돌박이는 종이타월에 올려 핏물을 닦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3. 실파는 3cm 길이로 썰고 붉은 고추와 풋고추는 반으로 갈라 씨를 빼고 2cm 길이로 곱게 채 썬다. 4. 팬에 식용유를 둘러 호박오가리와 불고기 양념장 절반을 덜어 넣고 약한 불에서 자작하게 조리듯이 볶는다. 5. 호박오가리에 간이 배면 차돌박이를 넣고 나머지 양념장을 모두 부어 중간 불에서 볶는다. 실파와 고추채를 넣어 버무린다.
point 호박오가리와 차돌박이는 익는 시간이 다르므로 호박오가리부터 먼저 양념에 볶아 익힌 뒤 차돌박이를 넣고 익혀야 간이 잘 밴다.
응용 요리
고사리청포묵볶음
● 준비할 재료 고사리 50g, 청포묵 1모, 송송 썬 실파 2큰술, 실고추 약간, 소금 약간, 식용유 약간, 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1/4작은술, 들기름 1큰술, 들깨가루 2큰술, 맛술 1큰술, 소금 약간
● 만드는 법 1. 고사리는 부드럽게 삶아 4cm 길이로 썰어 물기를 꼭 짠다. 2. 청포묵은 나무젓가락 굵기에 4cm 길이로 썰고 실파는 송송 썬다. 3. ①의 고사리에 간장, 다진 마늘, 생강을 넣어 조물조물 무치고 청포묵은 들기름 1/2작은술을 넣어 버무려 놓는다. 4. 팬에 식용유와 들기름을 두르고 지글지글 끓어오르면 고사리를 볶다가 청포묵과 맛술, 들깨가루를 넣어 버무린다.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실파와 실고추를 얹는다.
point 고사리의 비린 맛을 없애고 볶아야 하는데 마늘과 생강, 간장을 먼저 고사리에 넣고 무친 뒤 묵도 들기름에 약간 버무려 놓아야 재료의 질감이 잘 어우러지고 간이 잘 밴다.
고사리볶음
● 준비할 재료 말린 고사리 50g, 대파 1/2대, 쌀뜨물 2컵, 식용유 약간, 국간장 1작은술, 다시마 우린 물 5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생강즙 1/4작은술, 맛술 1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큰술, 소금 약간
● 만드는 법 1. 말린 고사리는 물에 담가 불린 뒤 쌀뜨물을 냄비에 붓고 소금을 약간 넣어 끓으면 불린 고사리를 삶아 1시간 동안 찬물에 담가 부드럽게 불린다. 2. ①의 손질한 고사리를 여러 번 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고 5cm 길이로 썬다. 3. 볼에 고사리를 담고 대파를 채 썰어 넣은 뒤 국간장, 다진 마늘, 생강즙, 맛술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다. 4. 팬에 식용유를 둘러 고사리를 볶다가 다시마 우린 물을 붓고 뚜껑을 덮어 부드럽게 익힌 다음 뚜껑을 열고 볶다가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하고 깨소금을 뿌린다.
시래기볶음
● 준비할 재료 시래기 50g, 소금 약간, 실고추 약간, 식용유 약간, 된장 1작은술, 꿀 1/2작은술, 다시마 우린 물 5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맛술 1큰술, 소금 약간
● 만드는 법 1. 시래기는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삶아 헹군 후 찬물에 3시간 이상 담근다. 손톱으로 눌렀을 때 부드럽게 들어갈 정도가 되면 건져 물기를 꼭 짜고 4cm 길이로 썬다. 2. 볼에 시래기를 담고 된장과 꿀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다. 3. 팬에 식용유를 둘러 시래기를 볶다가 다진 파와 마늘, 맛술을 넣고 다시마 우린 물을 부어 부드럽게 익힌 다음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고 모자라는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응용 요리
시래기솥밥
● 준비할 재료 시래기 30g, 흑미 1큰술, 찹쌀 5큰술, 멥쌀 1큰술 반, 물 1¾컵, 소금 약간, 달래양념장(송송 썬 달래 50g, 간장 2큰술, 고운 고춧가루 1큰술, 참치액 1작은술, 다시마 우린 물 5큰술, 참기름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깨소금 1큰술)
● 만드는 법 1. 시래기는 하룻밤 충분하게 불린 후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부드럽게 삶아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고 송송 썬다. 2. 흑미와 찹쌀, 멥쌀은 깨끗이 씻어 30분간 물에 담가 불리고 30분간 체에 건져 불린다. 3. 솥에 시래기와 ②의 잡곡을 켜켜로 담고 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4. 밥물이 잦아들면 불을 아주 약하게 줄여 뜸을 들인다. 5. 밥이 고슬하게 지어지면 위아래 뒤섞어 그릇에 담고 달래양념장을 넣어 비벼 먹는다.
point 시래기를 넣은 밥은 찹쌀을 조금 섞어서 밥을 지어야 시래기와 함께 씹히는 질감이 부드럽다. 단, 찹쌀을 너무 많이 넣으면 오히려 질척여 먹기에 나쁘므로 주의한다.
무말랭이무침
● 준비할 재료 무말랭이 50g, 말린 고춧잎 30g, 실파 3뿌리, 실고추·통깨 약간씩, 간장 2큰술 반, 고춧가루 1/2작은술, 찹쌀죽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생강즙 1/4작은술, 물엿 1큰술, 맛술 1큰술, 참기름 1큰술
● 만드는 법 1. 무말랭이는 찬물에 20분 정도 담가 손톱으로 눌렀을 때 안쪽에 심지가 살짝 있으면 바로 물에서 건져 물기를 꼭 짠다. 2. 말린 고춧잎은 물에 오래도록 담가 아린 맛을 없애고 끓는 물에 부드럽게 삶아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꼭 짠다. 3. 실파는 2cm 길이로 썰고 실고추는 짧게 끊어 놓는다. 4. 찹쌀죽을 걸쭉한 농도로 쑤어 차게 식힌 뒤 무말랭이와 말린 고춧잎을 넣고 간장, 고춧가루로 조물조물 무친다. 5. 무말랭이무침에 다진 마늘, 생강즙, 물엿, 맛술, 참기름으로 양념하고 실파와 실고추, 통깨를 넣어 고루 섞는다. 모자라는 간은 소금으로 맞춰 밀폐용기에 꾹꾹 눌러 담아 하루 정도 간이 배도록 한 뒤 먹는다.
응용 요리
무말랭이통북어무침
● 준비할 재료 무말랭이 50g, 통북어 1/2마리, 실파 3뿌리, 청양고추 1개, 붉은 고추 1개, 마늘채 1큰술, 쌀뜨물 1컵, 양념장(간장 2큰술, 참치액 1큰술, 고운 고춧가루 2큰술, 다시마 우린 물 5큰술, 생강즙 1/4작은술, 맛술 1큰술, 참기름 1큰술, 통깨 1큰술, 후춧가루 약간)
● 만드는 법 1. 무말랭이는 30분 이상 물에 담가 약간의 심지가 남아 있는 상태로 건져 물기를 꼭 짠다. 2. 통북어는 반만 준비해서 쌀뜨물에 담가 부드럽게 불려 물기를 꼭 짜고 가로 3cm, 세로 1cm 크기로 자른다. 3. 실파는 2cm 길이로 썰고 청양고추와 붉은 고추는 반 갈라 송송 썬다. 마늘은 곱게 채 썬다. 4. 볼에 무말랭이와 통북어를 넣고 양념장을 넣어 버무려 간이 배면 실파, 청양고추, 붉은 고추, 마늘채를 넣어 조물조물 무친다.
point 무말랭이를 통북어와 함께 버무릴 때 청양고추를 넣어 무치면 매콤한 맛이 더해져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여성조선 진행_김지영 사진_조원설 요리_이보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