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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담

시와 시조 -봄 본문

청암문예

시와 시조 -봄

복담이 2015. 6. 5. 17:21



해안가의 일몰 / 한복순(복담)

해질무렵 하늘은
바다 수평선에 꼬리를 달고
홍빛 주단을 펼쳐
몽환적인 해안을 그린다

형용할 수 없는 채색으로
비단길이 겹겹이 이어져
마음 한 컨에 황홀한 길이 새겨지네

아이들 젊은이들
연인들 어른들까지
감성을 자아내고
아름다운 노을빛에 몰입되어
지구의 천사들이 된다

이세상 모든 사람들이
빛의 축복 쌓아가며
알콩달콩 도란도란
행복한 세상은 우리 몫


1.

봄의 유혹
 
뿌연 안갯속을 헤치고 
냉랭한 기류 속에
양지의 언덕은 미묘한 움직임
봄기운이 들썩이네
 
 한낮의 따뜻한 햇살에
저수지 얼음장은 쩡 쩡 
놀란 버들개지
뽀얀 얼굴 내밀고 배시시
 
두근 설레는 마음은
발길 닿는 대로 눈 맞추고
이곳저곳 살피며 기웃기웃
누구를 기다리나 언 땅을 서성이네
입춘 날에   한복순 
1.
봄 교향곡
 
겨우내
얼음으로
덮였던 계곡에도
 
봄노래
교향곡이
바람에 전해지니
 
언 땅은
잠에서 깨어
노래하고 춤추네
 
보리밥
1.
예전에 쌀이 귀해
보리밥 먹었지만
요즘은 건강식품
제일로 선호하네
온 가족 정겹게 앉아
가족사랑 건강식
2
보리밥 고슬고슬
양푼에 가득 담아
고추장 열무김치
참기름 듬북 넣고
온 가족 둘러앉아서
건강 채운 잔칫날

2

일몰
둥근 해
하루종일
먼 하늘 머물더니
 
낙조의
붉은 얼굴
천지를 품었더냐
 
세상을
후끈 달구며
유혹하는 노을빛
3

삶 속에
조각보를
맞추고 이어가며
 
오늘도
고운 조각
한 땀씩 꿰맞추고
 
틈새를
보듬어가며
아름답게 가꾸네
4
빛 내림
한낮의
빛의 마술
회색빛 구름나라
 
환몽의
빛줄기에
빠져든 다섯 자매
 
제각각
빛 닿은 손에
따뜻한 정 나누세
5
색동저고리
 
색동옷
곱게 입고
세배를 드렸던 날
 
그 시절
그리워서
손주들 입혀주니
 
이쁘다
옷이 날개다
빛의 천사 되었네
6
흐린 날
 
회새빛
하늘 위로
참새가 짹짹 짹짹
 
짝꿍과
속닥이며
둥지를 찾아 날고
 
작은 몸
파닥거리며
부지런해 보여요
7
보리밥
 
보리밥
고슬고슬
양푼에 가득 담아
 
고추장
열무김치
참기름 듬북 넣고 
 
온 가족
둘러앉아서
웃음 나눈 잔칫날
 
8
인내심
 
긴 겨울
언 땅에서
눈바람 이겨내고
 
꿋꿋이
자리 지켜
인내를 훈련하니
 
이른 봄
노란 복수초
세상 향해 힘내요
9
황태
황태에
물을 묻혀
껍질을 벗겨내고
 
속살을
다듬는다
구수한 황태 향기
 
식탁을
풍요롭게 해
새봄맞이 영양식
10
만남
 
1
누구를
기다리나
시선을 고정한 후
눈동자
뚫어지게
동공을 확장하고
 
홍안의
물든 얼굴엔
기다림의 초초함
2
멋진 옷
차림새에
토끼눈 되었나 봐
 
움직임
알아채고 
빙그레 웃음 짓고
 
태연히
반기는 모습
속 보인다 친구야

11

하늘 그림

 

무지개 
알록달록
회색빛 하늘가에
 
말끔히 
씻어내고
선물로 주고 갔네
 
고운색 
일곱 빛깔은
선녀들의 옷자락
길섶 / 한복순

12
제비꽃
 
작은꽃
피어나고
구름도 몽실피네
 
제비꽃
민들레가 
방긋이 꽃 피우고
 
아파요
밟지 마세요
웃으면서 말해요
2,
삐죽히
꽃대 밀고
추워도 웃어요
 
어렵다
힘들다고
말하지 않거든요
 
웃으면
더 좋은 날이 
다가오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