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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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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풍성한 가을 걷이 (진구/作).

복담이 2012. 10. 28. 10:57

 

 

 

 

 

 

 

 

 

 

 

 

 

시월에,

 

10 월을 사노라면,

 

윤동주 시인은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얼마나 사랑했느냐고 물을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시월 첫 주말을

우리집 앞, 뒷 뜰을 서성이며

나는 나에게 무얼 물어야 할지 망서리고 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월을 사노라면,

 

뒷뜰의 빛나는 감나무 단풍은

내 방, 뒷깐 창에서도

어찌 그리 곱더랍니까?

 

나는 머얼건이 그 곱고 이쁜

 붉고 누우런 단풍에  넋을 빼고 앉아 있다가

 발 저리고 등어리가 아파서

혼자 피식 웃으며 일어났다니까요...

 

내려선 앞뜰엔

구십을 훌쩍 넘기고 백수를 바라보는

그저 적삼크기만한  

작고 작은 체구만 남아있는

늙은 어머니가,

 

안그래도 굽어버린 허리를 접고 앉아

호박을 썰어

 널고 있고 그 곁엔,

 

아내의 부지런으로 추수해진 은행알이랑

대추, 땅콩, 수세미가 널널 널려 있습니다.

 

안동 큰 안사돈 에게

수세미 씨 몇개를 얻었을 뿐인데

온 마당을 덮을 기세로 뻗어나

몇년은 수세미쓸것은 잊어도 되겠습니다.

 

 

끝까지 내 눈을 잡아 끄는건

헛칸에 매달아둔 말랭이들이 겨울을 기다리고,

 

유난히 눈을 반짝이는

 산초열매의 빛나는 눈물머금은 눈동자이고

벌레 잔뜩 먹고 크고 있는

가을 김장

 배추와 무우들인데,

 

그 허허로운 마음을 달래기라도 하는듯

유난히 빠알간 다늦어 익은 꽈리와

 

탱고와 탭댄스를 추는 집시의 치마자락같은

붉디붉은 맨드라미가

내 마음을 달래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을은 오고 가면서

 단풍은 곱게 짖 붉어 무르익는데,

 

시월에,

   나는 나에게 무엇을 물어야 할지

아직도 그것을 몰라 서성이고 있습니다.

 

 

시월에,

 

10 월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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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까돔보
글쓴이 : 아까돔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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