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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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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향길<신경림>

복담이 2010. 7. 22. 20:01
고향길



아무도 찾지 않으려네
내 살던 집 툇마루에 앉으면
벽에는 아직도
쥐오줌 얼룩져 있으리

담 너머로
늙은 수유나뭇잎 날리거든
두레박으로 우물물
한 모금 떠마시고
가위소리 요란한 엿장수되어
고추잠자리 새빨간 노을길
서성이려네

감석 깔린 장길은
피하려네
내 좋아하던
고무신집 딸아이가
수틀 끼고 앉았던 가겟방도
피하려네

두엄더미 수북한 쇠전마당을
금줄기 찾는
허망한 금전꾼되어
초저녁 하얀 달 보며
거닐려네

장국밥으로
깊은 허기를 채우고
읍내로 가는 버스에 오르려네
쫓기듯 도망치듯
살아온 이에게만
삶은 때로 애닯기만 하리

긴 능선
검은 하늘에 박힌 별 보며
길 잘못 든 나그네되어
떠나려네


-신경림-



슬픈 귀향

이 시는 그리던 고향을 찾아가지만
그 정든 고향으로부터 등을 돌려야 하는
고통스러운 농촌 현실에 대한 화자의
비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수출입국이라는 구호로
부(富)를 창출하겠다는 그 이면에는
수입개방이라는 농어촌의 고통을 담보로 한다.
그러나 어떠한가. 창출한 부(富)는
일부 소수 계층이 장악하고, 농촌은 지금
철저히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혼자가는여행-


출처 : nie-group
글쓴이 : 혼자가는여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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