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 부는 선선한 가을바람에 몸도 마음도 시원하다.
따가운 낮 햇살은 아직 부담스럽지만,
새벽녘 느껴지는 한기(寒氣)에
차버린 이부자리를 당기게 되는 때다.
환절기인 이 무렵, 병의원 대기 창구에는
독감 예방접종 안내 포스터가 붙는다.
독감은 간단치 않은 병이다.
독감은 기침과 콧물 같은 감기 증상과 함께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데
오열, 오한, 두통, 근육통이 함께 나타난다.
폐렴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몇 년사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노인, 어린이 뿐 아니라, 건강한 성인들도
독감 접종을 챙기고 있다.
올해부터는 만 65세 이상 노인이나 의료수급권자는
보건소 뿐 아니라, 지정 병의원에서
무상으로 독감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과연 독감접종을 서둘러 맞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은 독감 접종을 권하면서도
시기 선택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빨라도, 늦어도 안되는 독감 접종
우선 독감접종은
작년에 받았다고 안맞아도 되는 게 아니다.
약효가 몇 달에 불과하고, 무엇보다
해마다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달라 매년 접종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시기는?
우리나라의 독감 유행 시기는, 패턴이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2005~2010년 사이
5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독감은 그 해 11월말부터 환자가 생기기 시작해
12월부터 이듬해 1월 절정이었다가 잠시 주춤한다.
이후 봄바람 솔솔 부는 4월 무렵에
다시 한번 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독심 백신의 특성과 독감 유행 시즌을 맞춰보면
최적의 독감 접종시기를 산출할 수 있다.
먼저 독감 백신은, 접종후 2주 뒤부터 약효가 생겨
4주 뒤 피크를 이루며
6개월 가량 지속된다.
면역이 생기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또 면역 효과는 6개월을 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연말연초 유행하는 독감과
4월에 유행하는 독감에 모두 대비하려면
늦어서도 빨라서도 안된다.
11월말 이후에 맞는다면
자칫 면역이 생기기도 전에 독감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일찍 맞는 것도 안좋다.
서울대 의대 이환종 교수는
“우리나라는 12월부터 독감 환자가 생겨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할 수 있다”며
“너무 서둘러 맞을 경우
3월 이후 발생하는 독감을 예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젊은층에 비해,
약효가 더 빠르게 떨어지는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연구 결과 65세 이상의 경우
접종 후 6개월에, 이미 의학적으로 예방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기준에
아슬아슬 게 걸쳐 있다는 것.
이런 이유로,
대한감역학회는
독감을 맞는 최적시기를
10~11월 중순으로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