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인 현감 이승렬.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서 한국의 모습이 서양인에 의해 처음 그려진 시기는 19세기 초이다. 1826년 2척의 영국 함대가 백령도 등 서해안 탐사 중에 조선인들과 수차례의 접촉 기회를 가졌으며, 극히 제한적이었지만 해안 지역을 방문했다.
당시 이들의 체험담은 1817년 알세스트호의 군의인 맥레오드와 1818년 라이라호의 함장 바질 홀에 의해 각각 항해기로 출간되었다
이 그림은 바질 홀 함장의 항해기에 게재된 그림으로 홀 일해의 상륙 사실을 확인하고 있는 비인 현감 이승렬의 모습이다. 홀 함장은 귀로인 1817년 8월 12일에 아프리카 서해안의 세인트 헬레나 섬에서 유배중이었던 나폴레옹을 방문하였다.
나폴레옹과 홀은 남다른 인연이 있었는데, 그의 아버지가 피리의 브리엔느 유년 사관학교에 다닐 적에 나폴레옹은 그가 가장 아끼던 후배였기 때문이었다.
이때 홀은 그가 스케치해 온 조선의 풍물을 보여 주었더니 당대의 영웅 나폴레옹도 갓을 쓰고 흰 수염을 한 노인을 가리키며, "아, 이 긴 담뱃대, 참 보기 좋다.'라며 매우 신기해 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조선에 대해서도 여러가지로 물어 보았다고 한다.
이때 홀은 대답하기를, '이 나라는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어서 이제까지의 유서 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남의 나라를 침략해 본 적이 없는 선량한 민족'이라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나폴레옹은 빙긋이 웃으며, '이 세상에 남의 나라를 쳐들어가 보지 않은 민족도 있다더냐? 내게 다시 천하를 통일한 다음에는 반드시 그 조선이라는 나라를 찾아보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