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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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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인생

복담이 2014. 9. 22. 21:20

 

 

 

 

 

    인생 /김용택 나는 평생 강을 보며 살았다 강물을 따라왔던 것들은 눈부셨고, 강물을 따라 가버린 것들도 눈부셨다. 아침 강물은 얼마나 반짝이고 저문 물은 얼마나 바빴던고, 그러면서 세월은 깊어지고 내 인생의 머리위에도 어느덧 서리가 내렸다 나는 강가에서 서 있는 산처럼 늘 흐르는 물에 목이 말랐다 그러면서도 나는 흐르는 강물에 죽고사는 달빛 한 조각 건지지 못했다 들여다보면 강물은 얼마나 깊고 인생은 또 얼마나 깊은가 손 내밀어 삶은 그 얼마나 아득한가 아 , 때로 강가에서 저물지 못해 외롭고, 적막하고 쓸쓸했던 세월 저무는 일 하나가 너무나 쓸쓸해서 타박타박 내 발소리를 들으며 어둠속에 내가 묻힐 때까지 걷던 길들 나는 풀꽃이 진 자리에 앉아 산 그늘로 뜨거운 내 젊음을 덮어 식히곤 했다 아, 길 내 인생의 길에 푸른산을 그리던 빗줄기들 빈 산을 그리던 성긴 눈송이들 참으로 인생은 바람같은 것이었다 어느날 강을 건너다 뒤돌아보았더니 내 나이 서른이었고 앉았다 일어나 산 보니 마흔이었고, 감았던 눈을 떴더니 나는 쉰고개를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김용택님의 수필 [인생]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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