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질병 11가지
식중독
여름철 가장 무서운 병이 식중독이다. 고온다습한 기후 때문에 약간만 틈이 생기면 세균들이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기 때문.
증상 : 일반적으로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설사, 복통 등의 증세를 보인다. 같은 음식을 먹은 여러 사람에게서 이와 같은 상이 동시에 나타나면 반드시 식중독이 아닌가 의심해야 한다.
원인 : 식중독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으로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음식 자체에 들어 있는 독성 물질에 의해 발생한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달걀이나 우유 등에 의해 잘 일어난다. 달걀껍질에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기면 산란시 닭의 대변 내에 있는 이 세균이 들어가 멀쩡하게 보이는 달걀을 오염시켜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것.
비브리오 식중독은 생선회, 굴, 낙지 등을 생으로 먹은 후 일어난다. 비브리오균은 민물과 바닷물이 합치는 곳에 많아 이런 곳에서 잡은 생선을 날로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짭짤하고 맛있는 젓갈을 먹고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으므로 주의.
포도상구균이나 바시루스 세레우스에 의한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을 먹은 후 수 시간 내에 일어나는데, 이 세균들은 음식물 내에서 자라면서 독소를 내놓아 식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고기,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등의 식품에 잘 자란다.
바다장어나 오징어를 날로 먹은 후 급격히 생긴 심한 복통, 구토 등은 아니사키스란 기생충에 의한 것. 명주실처럼 생긴 이 기생충은 위벽을 파고들어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예방 : 식중독에 걸리지 않으려면 물을 항상 끓여 먹고 손을 잘 씻으며 의심이 되는 음식은 무조건 버리는 것이 좋다. 또 냉장고에 있던 음식을 과신해서도 안 된다. 냉장고 속에 부패한 음식이 하나만 있어도 그 옆의 식품들에까지 세균이 들어갔을 확률이 높기 때문. 남은 반찬이나 국을 먹을 때는 반드시 다시 끓이거나 익힌 후 냉장고에 넣어야 안전하다. 날것, 특히 굴, 낙지, 조개 등은 여름철에 가급적 먹지 않도록 한다.
치료 : 식중독에 걸렸다고 생각되면 일단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설사나 구토가 심하다고 임의로 약을 사용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무좀
겨울 내내 잠잠하던 무좀은 초여름만 되면 다시 고개를 들고 피부를 침범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발가락 사이에 숨어서 서서히 공격을 개시하다가 급기야는 발바닥 전체로 파급된다. 심한 경우 발등이나 발톱까지 무좀균이 침입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증상 : 무좀균이 자리를 잡으면 서서히 발가락 사이가 가려워지면서 진무르기도 하고 하얀 피부껍질이 일어나기도 한다. 조그만 물집이 생기면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원인 : 무좀균은 곰팡이의 일종이다.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달리 병을 급속하게 일으키지는 않으나 서서히 피부를 침입하여 피부의 맨 바깥 층인 각질층에 기생하면서 살아간다. 여름에 장마가 들면 축축하고 바람이 잘 들지 않는 곳에 곰팡이가 먼저 끼듯이 우리 피부에서 곰팡이가 가장 좋아하는 조건을 가진 곳은 단연 발과 발바닥. 그중에서도 발가락 사이가 가장 좋은 조건이 된다.
예방 : 무좀의 예방은 의외로 간단하다. 곰팡이가 좋아하는 조건과 반대의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즉 깨끗이 발을 씻은 후 말리고, 양말은 젖으면 즉시 갈아 신고 구두도 가능하면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해준다. 또 일하는 틈틈이 발을 쉬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치료 : 하루 종일 땀이 나게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다보면 발은 어느새 후끈거리는 열과 물기로 범벅이 되어 있다. 이럴 때 깨끗이 씻고 말리면 곰팡이균의 감염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요즘은 곰팡이균을 죽이는 우수한 항생제가 개발되어 널리 쓰이고 있으므로, 무좀에 심하게 걸린 경우라면 혼자 참고 있지 말고 피부과로 가서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냉방병
예전에는 여름 하면 ‘열사병’이 문제였는데 요즘은 오히려 ‘냉방병’이 더 문제가 되고 있다. 냉방병을 ‘현대병’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
증상 : 에어컨이 가동되는 폐쇄된 공간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소화불량, 두통, 피곤, 정신집중 곤란 등을 호소하는 증상을 통틀어 말한다.
원인 : 냉방병의 원인에는 에어컨의 냉각수가 세균들로 오염되거나, 외부 온도에 비해 실내 온도를 너무 낮게 설정하여 몸이 양쪽 온도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 등이 있다.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더욱 심각해진다.
예방 : 냉방병의 원인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먼저 에어컨을 규칙적으로 청소해 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정의 경우는 1∼2주일마다 청소하기를 권장한다. 두 번째는 한두 시간마다 외부 공기와 환기시켜주는 것. 실내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을 때는 더 자주 환기시키거나 아예 금연을 권하는 것이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에어컨의 냉각 정도를 23도에서 26도 사이에 맞추는데, 외부와의 온도 차이가 5도가 넘지 않도록 한다.
치료 : 냉방병의 증상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냉방기구의 사용을 중단하면 수일 내에 좋아진다. 하루 종일 냉방기가 가동되는 곳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긴소매 겉옷을 준비, 수시로 입었다 벗었다 하며 바깥과 실내 온도차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여름철 종합병원의 갑상선 클리닉은 더위를 못 견디고 땀을 많이 흘리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들로 붐비게 된다. 갑상선호르몬이 과다하게 생산되어 분비되는 경우를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고 하는데 갑상선호르몬이 많아지면 몸이 더워지고 외부 온도에 대해 매우 예민해진다.
증상 :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증상이 비교적 특징적이므로 약간만 주의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예년에 비해서 유난히 더위를 타고 땀을 많이 흘리며 식사를 잘하는데도 계속해서 체중이 줄고 가슴이 두근거릴 때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월경이 줄거나 혹은 무월경이 되는 경우, 남자의 경우 하지의 힘이 약해지거나 마비 증상이 있을 때, 전에 비해 화를 잘 내고 자주 흥분하는 경우에는 한 번쯤 의심해보도록 한다. 이러한 증상과 더불어 목 앞쪽이 볼록하게 부어 갑상선이 커진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일단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원인 :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20대에서 50대 사이의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심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모두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예방 :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좋은 특별한 식이요법은 없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자체를 치료하지 않고는 아무리 좋은 보약을 먹어도 전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진단 시기만 늦어져서 증상만 악화시킬 뿐이므로 빨리 전문의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 : 보통 사람들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난치병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비록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되는 병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치료법으로는 항갑상선제를 복용하는 약물요법, 방사성요오드요법, 수술요법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환자의 연령과 증상의 정도, 성별 등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