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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담

가을에 나는 이런 걸 꿈꾼다 본문

봄~겨울

가을에 나는 이런 걸 꿈꾼다

복담이 2019. 11. 25. 22:36

 

 

 

 

가을에
나는 이런 걸 꿈꾼다.

 



때가 이르러 절로
제 몸에서 떨어져나와
훌쩍 낙하하고마는
가을잎은 얼마나 가벼우며,
길고 긴 혹한을
앞으로 견디어야 할 그 뿌리는
또 얼마나 무거운가.

 

 


내 인생의 제단에
내가 헌신해야할 것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걸
나는 가을에 본다.

 


그것은 무거운 고통이지만,
무거운 것을 무겁지 않게,
가볍게 짐질 날이
내게도 있을 것이다.


가을은 그렇게,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이
함께 가는 길을
내게 가르쳐준다.


--박범신<젊은 사슴에 관한 은유>에서.